2024. 1. 7. 23:58ㆍ독서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 홍성태 교수의 특별한 경영수업」을 읽고
모든 사람은 브랜드를 하나씩 가지고 태어난다. 자기 이름 세 글자다. 친한 친구의 이름을 들었을 때, 추상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을 것이다. 나의 이름 세 글자는 어떤 이미지를 떠오르게 할까? 내 이름이 브랜드라고 하면, 내 이름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잘 구현해 내는 것이 브랜딩일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브랜딩이란 과연 무엇일까?
브랜딩이란 무엇일까
이 책의 커버에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지휘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남긴 명언 "Plans are nothing. Planning is everything."에 변형을 준 문구, "Brands are nothing. Branding is everything."이라는 말이 적혀 있다. 브랜드, 즉 회사 이름은 껍데기일 뿐이며, 이 이름이 의미를 갖도록 해 주는 "브랜딩"이 있을 때에만 그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는 의미인 것 같다.
브랜딩은 기업마다 구현하는 방식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완벽한 브랜딩 방법"을 정의내리기 쉽지는 않다. 이 책을 모두 읽은 내가 느끼기에는, 브랜딩이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변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은 고객이 지겨워하지 않도록, 고객에 가까운 곳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창의적이고 참신한 모습으로 고객을 자극해야 한다는 것이고, 변화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은 그럼에도 핵심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다. 1932년 설립된 레고(Lego)는 1900년대 중반을 거쳐 황금기를 맞았지만, 1900년대 후반 개인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장난감 대신 컴퓨터를 가지고 놀자 매출이 급락하였다. 레고는 실적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고심하다가 게임 산업 등에 손을 댔는데,오히려 하향세가 심화되었다. 컨설턴트 출신 전문경영인이 레고에 부임한 뒤 이를 개선한 방법은,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게임 관련 모든 사업을 접고, 레고의 본질인 장난감 블럭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는 호환성이 낮은 블럭을 줄였고, 블럭놀이의 대상을 성인까지 확대시켜 마인드스톰이나 아키텍처 등 성인 타깃 제품을 내놓았다. 결국 레고는 경영 개선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를 보았을 때, 브랜딩은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우리 업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좋은 브랜딩
이 책에는 머릿속에 새겨둘 만한 브랜딩 사례가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또한 이 사례들을 "이름에 의미를 입히다", "의미에 재미를 더하다" 로 분류하여 소개하였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몇 개를 적어 보고자 한다.
- Dr. Jart
Dr. Jart는 Doctor joins art라는 의미로, 피부과 의사와 건축학도가 함께 창업한 화장품 회사이다. 화장품을 단순히 기능과 성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예술, 특히 공간을 사용하여 브랜딩한 것이 성공 비결이었다. Dr. Jart는 결국 Estee Lauder에 17억 달러에 매각되었다. - 역전할머니맥주
판매하는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브랜딩을 하는 사례도 있다. 상품의 수익성과 전시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역전할머니맥주는 2016년에 생긴 맥주집으로, 전라도 익산의 "OB엘베강"을 인수하여 프랜차이즈화한 것인데, 다른 맥주집과 달리 전시성이 매우 높은 살얼음생맥주를 서빙하였고, 맛있는 안주를 개발하였다. 수익성은 병맥주나 하이볼 등의 판매로 얻었다. - 준오헤어
준오헤어 강윤선 대표는 "잘되는 매장에는 주인이 없어도 주인이 있어요"라고 인터뷰한 바 있다. 즉, 모든 직원이 주인의식을 느끼게 할 수 있어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
헬스케어에서의 브랜딩
기술 집약적 산업인 헬스케어에서는 브랜딩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핵심 가치"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 기술로 인해 풀고자 하는 의학적, 혹은 사회적 문제는 무엇인가? 사람들이 내 기술을 사용했을 떄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인가? 또한, 나의 고객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다. B2B 헬스케어라면 병원이 될 것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병원을 타깃하는 것일까? 개인병원? 대형 병원? 혹은 보건소? B2C라면 대표적인 헬스케어 산업은 제약산업일 것인데, 이 경우 환자군이 고객이 될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비즈니스의 유일한 목적은 고객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헬스케어 창업을 생각하더라도, 기술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내 기술이 누구의 삶을 개선시킬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다양한 브랜딩 사례 분석과, 저자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경영 전략을 통해 브랜딩이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나름의 해답을 얻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Os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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