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무어의 캐즘 마케팅」을 읽고

2024. 2. 5. 01:24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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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비즈니스 섹터를 조사하다 보면,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초반에 큰 투자를 유치하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결국 주류 시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팀들이 많이 보인다. 비단 헬스케어 비즈니스뿐 아니라, 모든 스타트업은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일과 주류 시장에 진입하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 제프리 무어는 이러한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는 많은 회사들이 좌절하는 "캐즘"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 개념을 더 자세히 알고 싶고, 캐즘을 어떻게 하면 뛰어넘을 수 있는지 배우기 위해 그의 저서 「제프리 무어의 캐즘 마케팅」을 구매하여 읽어 보았다.
 

캐즘(Chasm)이란 무엇인가?

제프리 무어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대중이 이 기술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기술수용 주기"를 따른다고 보았다.

제프리 무어의 기술수용 주기

기술 수용 주기는 총 다섯 단계로 이루어진다.

  1. 선도 수용자(innovators)
  2. 조기 수용자(early adaptors)
  3. 초기 대중(early majority)
  4. 후기 대중(late majority)
  5. 말기 수용자(laggards)

선도 수용자는 "기술 덕후"들이다.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어마어마하게 크다면, 마케팅을 시작하기도 전에 기술에 대해 대략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호기심과 관심에 의해 기술을 소비한다.
조기 수용자는 선도 수용자와 비슷하지만, 그들은 덕후가 아니다. 기술 자체를 좋아하거나 전문가가 아니라, 그런 기술이 나왔다는 것을 들었을 때 "혹하기 쉬운" 사람들이다. 즉 신기술 소비에 대한 장벽이 낮아 초기 시장을 형성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초기 대중은 조기 수용자들보다 실용성에 치중한다. 안정적인 자료를 찾아보고 대안과 신중히 비교하며, 신기술이 정말 유용하다면 구매한다.이 집단은 전체 소비자의 1/3에 달하는 시장 크기라고 한다.
후기 대중은 초기 대중과 매우 비슷하다. 시장 크기도 전체의 비슷하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인 결정에 의해 기술을 소비한다. 하지만 다른 점은, 그들은 대중화가 된 이후에 소비하는 것을 지향한다. 초기 대중보다도 보수적인 성격인 것이다.
말기 수용자들은 개인적이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 "마지못해" 구매하는 일부이다. 시장 개발자의 입장에서, 말기 수용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노력은 낭비로 간주된다.
 
제프리 무어는 이러한 기술수용 주기에서, 한 집단에서 다음 집단으로 손쉽게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균열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크게 두 개의 균열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사실 세 개이지만, 후기 대중에서 말기 수용자로 넘어가는 균열은 의미가 없다)

  1. 선도 수용자와 조기 수용자 사이
    신기술 자체가 별로면 선도 수용자에서 조기 수용자로 넘어가지 못할 수 있다. 조기 수용자는 기술 덕후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수용 장벽이 낮아도 자신에게 별 효용을 주지 못할 것 같으면 구매하지 않는다.
    ex) 마크업 언어 VRML

  2. 초기 대중과 후기 대중 사이
    잘 발달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기술을 조금 더 쉽게 수용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후기 대중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을 수 있다.
    ex) 휴렛 패커드(HP): 한때 보수적인 소비자들에게 스캐닝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득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균열은 상대적으로 넘어가기 쉽지만, 회사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조기 수용자들과 초기 대중 사이에 존재하는 "캐즘"이다. 이는 조기 수용자와 초기 대중이 원하는 것이 가장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조기 수용자들은 위험 감수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초기 대중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효용, 혹은 생산성 향상을 원하고, 그것을 증명해 낼 만한 같은 집단 내 소비자들의 참고 자료를 필요로 한다. 즉, 초기 대중은 소비를 위해서는 reference가 필요하지만, 그것을 "선도자"들인 조기 수용자가 제공해 줄 수 없는 것이다.
 

세그웨이

 
많은 기업들이 여기에서 무너졌다. 세그웨이(Segway)는 기술 덕후와 선도자들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기술이었지만, 초기 대중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였다. 치명적인 이유는 "계단"이었다. 세그웨이로 계단을 오르내릴 수 없었기 때문에 멋진 신기술은 되었을지 몰라도 보편적인 교통수단은 되기 어려웠던 것이며, 이러한 이유로 초기 대중이 설득되지 않았다.
 

캐즘 뛰어넘기

캐즘은 기술 개발자들의 입장에서 예측하기도 어렵고 고려하기 힘들기도 하다. 그래도 성공한 기업이 되려면 캐즘을 뛰어넘어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 캐즘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캐즘 뛰어넘기

 
제프리 무어는 캐즘을 뛰어넘는 전략을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디데이 전략"에 비유하여 네 단계로 쪼개 설명하였다.

  1. 공략지점을 겨냥하라
    초기 대중으로의 진입은 "틈새 시장"을 노려야 한다. 또한 그 시장에 최대한의 리소스를 쏟아부어야 한다. 틈새 시장을 찾는 데는 정보에 근거한 직관을 활용하라. 또한, 시장이나 부문을 표적으로 하지 말고 고객을 표적으로 하여 이미지를 구체화시켜라.
    ex) 3D 프린터 - 처음에는 기술 마니아의 전유물이었지만 지금은 OEM 대량생산의 주인공이다.

  2. 침투부대를 결성하라
    Theodore Levitt의 「Marketing Imagination」에서는 "완비제품"을 일반제품 -> 기대제품 -> 보강제품 -> 잠재제품의 순서로 보강되어 간다고 개념화하였다. 즉, 삼성 노트북(일반제품)을 산다고 하면, 이것을 구매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케이블이나 마우스 등(기대제품)이 있을 것이고, 구매 목적을 최대한으로 이루기 위해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보강제품)이 있을 것이며, 여기에 제품의 가치를 확장할 수 있는 각종 어플(잠재제품)이 있을 것이다. "기술 덕후"인 초기 대중은 일반 제품만 줘도 만족하지만, 초기 대중은 기대제품, 보강제품, 잠재제품이 추가된 "완비제품"이 되어야 구매한다. 따라서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일반제품이 아니라 잠재제품을 침투부대로 결성하자.

  3. 전투를 규정하라
    명확한 타겟을 설정하고 좋은 완비제품을 준비한 뒤에는 경쟁자들을 살펴야 한다. 내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도 유사한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대안을 살피는 것이다. 이러한 대안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시장 대안제품 대안이다. 시장 대안은 우리가 표적으로 하는 고객들이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기술이다. 또한 제품 대안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신기술을 가지고 경쟁적으로 시장에 침투하려고 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경쟁자들을 잘 분석하고, 포지셔닝을 잘 해야 한다.

  4. 침투를 시작하라
    주류 시장 고객들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부분인 유통과 가격 책정에 관한 부분이다. 이는 "고객 지향적인 유통경로"와 "유통 지향적인 가격책정"의 두 가지로 나뉜다.

 
「제프리 무어의 캐즘 마케팅」는 신기술의 주류시장 진입을 위한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개념이 다소 추상적이어서 한번에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책에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여러 기업의 예시들이 자세하게 적혀 있으니 읽어 보기를 권한다.
 
Os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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