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F 2024 미리보기 : NIPA 부스를 중심으로

2024. 9. 30. 23:32비즈니스/헬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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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이번 주 수요일(2024.10.02) 부터 3일간 코엑스에서 병원설비 박람회 (KHF - https://khospital.org/)

KHF - KHF 2024

국내 최대 규모 헬스테크 박람회! KHF 2024 10월 2일-4일, 코엑스 개최! 병원정보시스템, 의료 AI, 디지털 치료제, 의료기기, 의료설비 등 이 모든 것을 KHF에서 확인하세요.

khospital.org

가 열린다. 본 포스팅에서는 NIPA 부스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잘 갖추고 있는 의료 인공지능 회사들을 미리 정리하여, 의료 AI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KHF 관람을 더욱 의미 있게 하고자 한다.
 
먼저, B2B (혹은 B2H) 의료 인공지능 시장은 SaMD 형태의 진단 및 예후예측 솔루션을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부터, 데이터를 저장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 AI가 학습하는 데 사용하는 모달리티를 만드는 업체 등이 병원과 상생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본 포스팅에서는 의료 인공지능 회사를 정리할 때 단순히 SaMD 업체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 인공지능 시장 내 다른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좋은 회사의 예시가 있다면, 그러한 회사도 분석하려고 한다.
 
또한, 필자는 재무나 기업분석에 능통하지 않다. 따라서 우선은 재무적인 분석은 배제하고, 의학적/공학적으로 왜 그 회사가 중요한지에 대한 내용으로 작성해 보려고 한다. 이런 배경에서 보면, "비즈니스 모델을 잘 갖추고 있는"은 정의하기 꽤 까다로울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상장사는 어느 정도의 건전성을 갖추었던 이력이 있기 때문에, 상장사를 비즈니스 모델을 잘 갖추고 있는 회사로 간주하였다. 물론 의료 인공지능을 다루는 상장사의 경우 재무 상태가 영 좋지 않거나, 다른 제품으로 상장하였다가 의료 인공지능 시장에 뛰어든 케이스들도 있는데, 스타트업 군과 비교했을 때에 비해서는 그나마 낫다는 판단 하에 결정하였다.
 
KHF 2024의 부스 배치도는 아래 파일로 첨부해 두었다.
 

khf-2024-floor-plan-_-240926-2.pdf
1.83MB

 
 
 

1. 딥노이드

동사는 의료 진단ㆍ판독 보조 및 질병 조기진단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의료 인공지능 사업을 영위하고 있음.
식약처 인허가를 받은 총 15 개의 DEEP:AI(의료 인공지능 솔루션)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각종 의료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여 질환 분류, 병변 영역 검출, 예후 예측 등의 역할을 수행함.
이외에도 DEEP:PHI (인공지능 개발툴), DEEP:STORE (인공지능 마켓플레이스) 등을 자체 개발함.
- 에프앤가이드

 
딥노이드는 의료 SaMD 회사 중 꽤나 특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DEEP:AI 라고 하는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주요한 매출처는 의료 인공지능 비즈니스가 아니라 보안 및 스마트팩토리이다. 연구실 동료 중 딥노이드에 다녔던 분이 있어 여쭤본 결과, 딥노이드는 아래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 딥노이드는 본래 의료 회사였으나, 최근 시작한 보안 및 스마트팩토리가 현금흐름이 좋음.
  • 의료팀과 보안/스마트팩토리 팀이 별도로 운영됨.
  • 후자가 캐시카우 역할로, 발생한 수익을 의료팀에 배분함.
  • 의료팀(DEEP : AI)의 주력제품은 딥뉴로, 딥렁, 딥체스트이며 딥뉴로는 올해 하반기 비급여 시장 진입 예정임.

 
보안 및 스마트팩토리는 어떤 분야인지 찾아봤는데, 공항 검색대에서 X-RAY 이미지를 얻어 위험물을 자동 탐지해주는 솔루션(DEEP:SECURITY)을 판다고 한다. 그리고 스마트팩토리는 머신비전 분야에서 많이 하는 불량품 검사이다. 이것이 의료 인공지능에 비해 꽤 돈이 되는 것 같다.
 
다시 의료 쪽으로 돌아와서, 딥노이드의 SaMD는 17종류나 인증받았으나, 빅플레이어인 루닛 뷰노와 같이 시장 장악력이 있는 뾰족한 제품은 아직까지는 없어 보인다. 실제로 딥노이드의 주력 SaMD인 DEEP:NEURO 에 관해 European Radiology에 올라온 논문을 읽어 보았는데, 모델 자체는 기술적으로 최신은 아니었다 (3D-ResNet 기반 Pixel Voting으로 뇌동맥류 예상 영역에 bounding box 쳐주는 모델이다). 그럼에도, DEEP:AI 중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된 제품이다. 하반기에 DEEP:NEURO가 비급여 시장에 진입하면 어떤 방식으로 매출을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좀 의문이 들었던 점은, DEEP:NEURO는 MRA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인데, 뇌동맥류로 인한 rupture로 내원한 응급환자는 MRA가 아닌 CT, CTA를 찍는다. 따라서 DEEP:NEURO는 비응급 환자에게 적용되게 되는데, 그러면 이러한 진단보조가 임상적으로 어떤 효용성을 가지는지 궁금했다. 또한, 수집한 데이터셋의 GT(Ground Truth), 즉 정답 레이블을 만들 때 의사의 수작업이 아니라 전통적인 컴퓨터 알고리즘(threshold segmentation)을 써서 했는데, AI가 제대로 된 지식을 배운 건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DEEP:CHEST 또한 굉장히 많은 회사에서 하고 있는 Chest PA 기반 병변 segmentation/classification 모델이다. 이때 폐경화 기흉에서는 높은 성능을 보였는데, 섬유화, pleural effusion 등에서는 성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러한 의료 인공지능 모델의 기술적인 부분은,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cutting-edge 모델을 쓰는 것이 아닌 이상 비슷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의료 인공지능 SaMD 업체의 진정한 경쟁력은, 데이터셋과 임상 평가 파이프라인이라고 생각한다. 딥노이드는 중앙대학교병원과의 MOU를 통해 DEEP:AI 계열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 같다. 또한, 딥노이드의 특이한 점은 DEEP:PHI라는 플랫폼 기반 노코드 인공지능 개발 툴을 공급한다는 점인데, 코딩을 모르는 의료인이 쉽게 모델 개발을 할 수 있으며, DEEP:AI 기반 제품들도 플랫폼에 올라와 있다. 이러한 플랫폼 사업 방식이 다른 SaMD 회사들과의 차별점인 것 같고, 실제로 DEEP:PHI는 2023년 기준 2000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2. 라이프시맨틱스

디지털 헬스 기술 플랫폼 및 디지털헬스 솔루션, 디지털 의료기기 등의 개발과 공급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음.
동사는 능동적 의료소비자의 등장과 디지털헬스를 통한 비대면 의료의 도래를 예견하고 이에 따른 제반 수요에 착안해 국내 최초의 개인건강기록 기반 상용 디지털헬스 기술플랫폼인 '라이프레코드’를 개발하였음.
2021년 3월 23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함.
- 에프앤가이드

 
라이프시맨틱스는 디지털 헬스 기술플랫폼(Liferecord), 원격의료, DTx, 디지털 뉴트리션 등의 사업을 하는 회사이다. 재밌는 점은, 이 회사 매출(2022 기준)의 99.99%를 기술플랫폼인 Liferecord가 차지하고 있다.
 
Liferecord는 쉽게 말하면 B2B 전용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환자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분석과 정보처리를 수행할 수 있다. 의료기관, 모바일 기기, 웨어러블 장비 등과 연동 가능한 API와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사가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환자 개인의 데이터를 다루는 PHR 비즈니스의 핵심기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보안 기술에 꽤 힘을 실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금융권 서비스 수준의 보안성과 국제표준 보안인증, HIPAA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믿을 만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Liferecord의 주요한 판매상대는 누구일까? 라이프시맨틱스는 PHR의 가장 크고 중요한 클라이언트라고 할 수 있는, KB손보,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 보험사와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정부 대상 공공의료 사업을 여럿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공지능 기술력보다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경험, 그리고 높은 보안성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라이프시맨틱스는 Liferecord 이외에도, 상당히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상술하였듯 Liferecord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B2C 매출액은 2020년 6000만원, 2021년 1000만원으로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디지털 뉴트리션 분야는 억 단위의 매출이 나오고 있다.
 

3. 이지케어텍

동사는 의료정보시스템(HIS)을 개발 및 판매하거나, 의료기관 HIS의 운영 및 유지보수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음.
동사의 주요 제품으로는 구축형 의료정보시스템 및 클라우드 의료정보시스템이 있으며, 국내 주요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다수 도입되었음.
의료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및 각종 부가 솔루션 등 우수한 ICT 역량을 기반으로 선도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 에프앤가이드

 
이지케어텍은 대형병원 의료정보시스템(HIS)의 빅 플레이어이다. 서울대병원의 EMR이 이지케어텍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회사의 최대주주 역시 서울대병원이다. 국내, 해외를 막론하고 굉장히 다양한 병원의 HIS 시스템을 구축 및 운영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달에는 올해 공공의료 IT 사업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중앙보훈병원 차세대 HIS 구축 사업을 수주하여, 튼튼한 실적을 확보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HIS는 EMR, PACS, 의료 AI, 빅데이터를 통합한 의료정보시스템을 말하는데, 이지케어텍 또한 이러한 고도화된 통합 솔루션 제공을 위해 다양한 의료 AI 소프트웨어 회사들과 협력하거나 인공지능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ezAssistant Pneumonia 라는 모델은 EMR, CDW의 tabular data를 이용하여 폐렴 확률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다. 머신러닝(XGBoost) 알고리즘을 이용하기에 약 1300개의 적은 데이터셋을 학습하였지만, 9할 이상의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인다고 한다.
 

 
인공지능 개발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지는데, 첫째는 모델, 둘째는 데이터셋, 셋째는 컴퓨팅 자원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의료 인공지능에서는 모델의 공학적 난이도가 높지 않으므로 데이터셋을 어떻게 확보하는지가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지케어텍의 사례는 인공지능 모델 자체의 기술적인 역량보다, 정제된 대규모 데이터 확보 역량이 의료 인공지능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엣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연구실은 이지케어택과의 접점이 꽤 있다. 서울대병원은 2025년까지 총 945억 원을 투입하여 한국형 중환자 특화 빅데이터 구축사업(K-MIMIC)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 연구실을 포함한 여러 개의 AI 연구실이 포함되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대병원의 HIS를 관리하는 이지케어텍과의 접점이 많은데, 계획상으로는 144만 건의 중환자/병리 데이터셋을 통하여 39개 이상의 의료 인공지능 개발 및 임상 연구를 진행하기로 되어 있다. 이러한 대규모 데이터셋 구축 사업이 대형병원에서 많이 진행될수록, 이지케어텍과 같은 HIS 업체들에 호재가 되지 않을까 한다.
 

4. 제이엘케이

의료 인공지능 분야 국내 최초 상장사로서 검증된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술난이도가 높은 '뇌와 암' 분야 인공지능 솔루션을 주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음.
자사 뇌경색 진단 보조 솔루션(JBS-01K)는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 제도'를 통해 의료AI 솔루션 최초로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음.
뇌경색 진단 보조 솔루션(JBS-01K)는 AI분야의 혁신의료기술 중 국내최초(1호)로 건강보험(비급여) 적용이 결정되었음.
- 에프앤가이드

 
JLK는 국내 1호 의료AI 상장사이다. 주력 제품은 JBS-01K(뇌경색 subtyping 솔루션)으로, 비급여 항목으로 수가 적용을 받는다. JBS-01K는 급성 뇌경색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은 DWI(Diffusion Weight Image, MR의 일종) 데이터를 3D CNN으로 학습하여 뇌경색 병변 영역을 빠르게 분할하고, 조기 진단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이다. (급성 뇌경색으로 내원한 환자를 가장 빠르게 puncture할 수 있는 이미징 기법은 CT/angio이지만, DWI는 훨씬 다양한 정보를 함께 주어 디테일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JBS-01K는 뇌경색을 TOAST criteria (Trial of ORG 10172 in Acute Stroke Treatment)에 기반하여 5개의 아형으로 나누어 분할한다. 이때 심실세동(AFib) 여부도 함께 학습하여, 진단을 보조할 수 있다고 한다.

  • large-artery atherosclerosis.
  • cardioembolism.
  • small-vessel occlusion (lacune)
  • stroke of other determined etiology.
  • stroke of undetermined etiology.

제이엘케이는 JBS-01K 이외에도 다양한 뇌졸중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국내에도 2023년 기준 101곳의 의료기관에서 솔루션을 도입하였다. 최근에는 미국 시장을 위주로 진출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미국 뇌졸중시장은 전 세계 점유율 42%에 CAGR 8% 규모이며, JLK의 솔루션이 미국의 뇌졸중 솔루션 RAPID-AI보다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보인다. (물론, 데이터셋 특수성이나 bias가 들어갔을 수도 있으므로, 본사에서 나온 논문을 맹신하기는 어렵다.) 미국 시장은 특히 보험수가를 인정받을 경우 적은 점유율로도 기업가치를 크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 FDA 인허가 여부가 주목된다. 실제로, JLK는 미국 진출을 위해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서던 캘리포니아 병원, 사우스캐롤라이나 병원 등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뇌졸중 파이프라인 외에도, 제이엘케이도 다른 의료 AI 상장사들처럼 전신의 AI 진단을 목표로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인 MEDIHUB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다른 진단 모델들이 뇌졸중 파이프라인만큼 엣지가 강한지는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5. 인피니트헬스케어

동사는 2002년 주식회사 메디페이스와 주식회사 쓰리디메드의 신설합병을 통해 설립된 회사로, 의료용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유지보수하는 서비스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음. 국내 PACS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임.
PACS는 의료기기에서 획득한 영상을 의료 표준에 따라 디지털화하여 저장, 전송 및 관리하는 시스템임.
동사의 국내 및 해외 종속회사는 총 12개이며, 이 중 국내 법인은 3개, 해외 법인은 9개를 보유하고 있음.
- 에프앤가이드

 

인피니트헬스케어는 PACS의 압도적인 국내 점유율 1위이다. 2024년 초 기준 상급종합병원급 75%, 종합병원급 70%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주요 매출처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서버와 PC의 직접 공급이다. 점유율이 높다 보니, 자체 개발한 AI 소프트웨어를 PACS에 곧바로 올려 판매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PACS와 쉽게 연동 가능한 플랫폼 형태로 개발하다 보니,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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