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면서 배운 아이디에이션 방법

2024. 6. 1. 12:04비즈니스/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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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앱 개발 창업경진대회가 오늘로 마감되었다. 그동안 낮에는 연구실 일, 밤에는 개발을 하느라 무지하게 바빠서 블로그 글도 제대로 못 쓰고 있었다. 이 대회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아래와 같다.
 

  • 얻은 것: 웹개발 지식, 팀을 이끄는 방법
  • 잃은 것: 잠... 집중력

이제 5월에 정신없는 일이 모두 끝났기 때문에, 6월부터는 다시 AI에 집중하는 것으로...!
 
본 포스팅에서는 이번 대회 경험으로 느꼈던, 진짜로 "구르면서" 배웠던 실전 아이디에이션 방법론에 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아이디어의 발단

좋은 창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거 하면 벼락부자가 될 것 같다. 바로 사업에 들어가볼까?

 
이따위로 사업하면 100이면 100 망한다. 아이디어가 어디서 떠올랐는지 잘 생각해 보자. 혹시 내가 익숙한 분야가 아닌, 갑자기 떠오른 랜덤한 좋은 생각인가? 이건 매우 매우 매우 높은 확률로,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거나 실현 안 하는 이유가 있는 아이디어이다.
 
즉, 아이디에이션할 때는 난데없이 불쑥 튀어나온 아이디어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아무리 천재라도 좋은 아이디어는 숙고되어야 하며, 그나마 내가 전문이거나 오랜 시간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불쑥 튀어나온 아이디어라면 조금은 믿어볼 만하다.
 

아이디어의 전개

좋은 아이디어는 아래 순서와 같이 키워 나가야 한다.
 

밸류체인 분석 - 유사 서비스 분석

 
1. 밸류체인 분석
시장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원하는 게 아니다. 내 돈 혹은 시간을 아껴 주거나, 더 많은 효용을 주는 아이디어를 원한다. 어디서 어디로 가는 과정의 돈 혹은 시간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어느 고객에게 어떤 효용을 줄 것인가? 많은 경우 B2B는 전자, B2C는 후자가 중요할 것이다.
 
2. 유사 서비스 분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그런데 유사제품이 이미 있으면, 이 아드레날린 러시가 팍 식는다. 몇몇 사람들은 "나는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대단한 놈이다"에 취해서 유사제품을 대충 찾아보고 넘기는 경우도 있는데(나도 그랬었다), 절대 그러면 안 된다. 개발 다 끝나고 찾은 다음 절망하지 말고 초반에 찾자. 그리고 한두 개만 찾지 말고 이잡듯이 다 찾아내자. 성공했던 것도 찾고, 실패했던 것들도 모조리 찾자. 성공한 비즈니스는 물론이요, 시장에 한번 나왔다가 매운맛을 보고 말라죽은 비즈니스들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 말라죽은 비즈니스의 접근방법과 상황을 보고, "저 제품은 왜 시장을 못 먹었는가?" 를 고민하자. 그 지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만약 유사제품이 없다? 그럼 둘 중 하나다. 너가 천재거나, 돈이 안되는 사업이거나. 둘 중 뭐가 확률이 더 높을까?
 

아이디어의 절정

이제 잘 무르익은 아이디어를 본격적으로 굴려 보자.
 
1. 사람 구하기
대표의 역량은 돈 끌어오기와 사람 끌어오기!! 이 두 가지가 전부이다. 이 중 사람 끌어오는 얘기를 해 보자.
 
내가 이번에 느낀 점은, 팀은 무조건 "최소 규모"로 시작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대표가 100% 허슬하고, 도저히 안될 때 이 아이디어에 목숨을 바칠 팀원1을 데려온다. 팀원1과 대표가 100%로 허슬하고, 도저히 안될 때 이 아이디어에 목숨을 바칠 팀원2를 데려온다. 이런 방식으로 커 나가는 팀이 잘 되는 것 같다. 아이디어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인원에 비해 너무 많은 인원을 처음부터 데려오면, 초반에는 잘 굴러갈지 몰라도 점차 이 인원이 팀의 폭주를 막는 브레이크로 다가온다. 또한, 팀원이 많아지면 시간이 갈수록 기여도 문제가 생긴다. 팀에 기여도가 높은 팀원 소수로 구성된 팀과 팀에 기여도가 낮은 팀원 다수로 구성된 팀 중 어디가 성과가 좋을까?
 
열심히 안 할 여러 명 뽑아놓는 것보다, 대표가 좀 더 구르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물론, 이는 스타트업의 경우에 한정된다.)
 
 
 2. 예산 편성
스타트업은 항상 자금이 모자란다. 대표가 팀을 위해 돈을 물쓰듯 써서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구두쇠처럼 돈을 쟁여만 두고 있는 것도 피해야 할 것이다. 필요한 적재적소의 곳에 돈을 감각적으로 잘 쓰는 능력을 잘 타고나는 대표도 있는 것 같고, 여러 경우의 수를 이성적으로 잘 따지는 전략가 스타일의 대표도 있는 것 같다.

아이디어의 결말

내가 낸 아이디어가 좋은지 나쁜지는, 전적으로 시장이 판단해준다.

그렇다면, 그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대표가 할 일은, 팀원들을 "가스라이팅"하는 일이다. 이 아이디어는 좋은 아이디어이니, 앞만 보고 달려도 된다고. 팀 안에 의심의 싹이 자라나도록 두면 안 되는 것 같다. 나는 "Fake it till you make it" 이라는 말을 정말 좋아하는데, 아이디어가 안 좋아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팀을 세뇌하다 보면 실제로 좋은 아이디어라고 시장이 판단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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